우리 땅 돌아보기

대관령 옛길

洗心 2009. 6. 23. 09:33

 

대관령은 옛날부터 아흔아홉구비라 불려 왔던 험한 영길로서

특히 고개마루에 올라서면 시야가 탁 트여 발아래 무수히 많은 봉우리와

멀리 푸른 바다가 바라보이는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이 길은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사람 한 둘이 간신히 다닐 정도였으나

그 후 조선 중종 때 고형산이라는 사람이 이 길을 조금 넓혀 놓았다고 한다.

또한 이 길은 예로부터 이 지방에 부임 받아 오는 관원이 멀리 푸른 바다가 보이자

세상 끝까지 당도했다하여 감회에 젖어 눈물을 흘렸고

임기를 마치고 떠나 갈 때 그 동안 정 들었던 것을 생각하며 울면서 넘었다 하여

울고 넘는 고개라는 유래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곳에는 옛날부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다녀가면서 많은 시와 글을 남겼는데

신사임당이 이 길을 넘으면서 멀리 강릉에 계시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지었다는 사친시가 널리 알려져 있다.

옛 영동과 영서지방을 연결하는 교통상 아주 중요한 요충지로서

개나리봇짐에 짚신감발로 오르내리던 

옛날 선비들의 역사적 향취가 어려 있는 유서 깊은 길이다

 

사친시

 

늙으신 어머님을 강릉에 두고

이몸은 홀로 서울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구름만 저문산을 날아 내리네

 

 

초입에 있는 찻집

앞의 하얀수피의 자작나무와 화려한 색의 집이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감자부침과 조껍데기 술 한잔을 한 주막

옛 주막을 연상케 하는 내부시설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양념을 적게 넣어 시원하게 곰삭은 묵은 김치가 아주 맛있었다.

 

 

꿀풀, 노루발풀 등 야생화가  여기저기 예쁘게 피었고

 

 

 

 

 옛길을 씩씩하게 올라갔다 내려오는 어린 친구도 만나

대견하다 어깨도 두드려 주고....

 

 놀멍 쉬멍

천천히 오르는 길에 대화의 꽃도 활짝 피었네

 

 

옛 주막터에 이르니

 

 

시원한 우물가

 등목을 하고 싶지만 참고 팔만.........

 

 

예쁜 딸 둘과 함께 여행 온 모녀의 모습에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처마 밑에 매달린 설피

눈이 많은 곳이라 필수품이리라

 

 

오랫동안 침식작용으로 이렇게 되었는지 아니면 물난리를 한번 겪었는지

푹 파인 길이 약간의 긴장감을 주었고 양쪽의 큰 나무들의 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신기한 느낌을 주었다.

 

 

 

 

 

 

 옛길을 끝까지 돌지 못하고 날이 어두워져서 중간에 내려와야 해서 아쉬움이 많았다.

 

대관령 박물관에서 시작하여 오르고 싶은 만큼 오르다

계곡에 발 담그고 놀다 오면 좋을 그런 곳이다. 

 

 

금빛 찬란한 잠옷을 입고

강릉 옛길 지키고 있는 금강송아

소리 없이 내리는 눈비를 맞으며

나무 중에 으뜸 강송이 되어

무한한 오랜 세월 우리 역사 증인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