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좀 지난 사진입니다.
7월 20, 21일 가족여행을 갔더랬지요.
큰아들이 설악 한화콘도를 예약해 두었기에 짧지만 1박 2일로 다녀오기로 했네요.
그런데 그런데 ㅠㅠ
떠나기 전날 밤...
남편과 큰 넘은 새벽 2시, 1시
둘째 넘은 새벽 5시에 귀가하였네요
물론 이유야 다 있지요.
길 막힌다고 20일 새벽 5시에 출발하기로 해놓고는..... ㅠㅠ
새벽 일찍 출발해서 설악산 백담사도 들리고 설악워터피아에서 놀고
콘도에서 자고 다음날은 낙산사로 가기로 계획을 잡았는데....
그런데 그런데... 모두 곤드레만드레.... 잉잉!~~
아침에 늦게 일어나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출발하자고 하는데
토요일이라 차가 밀릴 것은 당근일 테고
백담사고 뭐고 하루 일정은 물거품......
다음날 21일 하루 낙산사 보겠다고 먼 길 간다 생각하니
차라리 안 가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속이 부글부글..... 화도 나고...
안 간다고 버티기 했더니 큰아들과 남편 돌아가며 회유 작전....
콘도 예약해 놓은 것 때문에 마지못해 따라나서긴 했지만 차가 밀리자 또 짜증이 급증가.....
12시 출발해서 저녁 6시 무렵 콘도에 도착하니 말도 하기 싫더라고요.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저녁도 먹으러 가자는데 먹기 싫다며 꼴 보기 싫은 세 남자 쫓아 보내 놓고
침대에 누워 넝굴당(넝쿨째 굴러온 당신) 보고 있자니
세 남자 묵호로 나가서 저녁 먹고 날 준다고 오징어순대를 사들고 들어 왔네요.
잠시 안 먹는다고 버티기 하다가 여기까지 와서 분위기 너무 깨도 안 되겠다 싶어
못 이기는 척 먹어 줬지요.ㅋ (사실 배도 고팠고..)
밤에 콘도 워터피아 공연홀에서 F(x)등 가수들 공연도 있다는데... 비도 오고 화도 덜 풀렸고....
아이들만 가 보라하고 편히 쉬었답니다.
다음날도 날씨는 좋지 않아 비가 오락가락.... 기분도 오락가락.....
아침산책을 나가자고 조르는 남편..... 또 마지못해 따라나섭니다.
그런데 한화리조트 주변을 한 바퀴 훠이 돌고 나니 나도 모르는 사이 화가 다 풀려 버렸네요 ㅋ~
뒤끝 짧은 여자라 어쩔 수가 없어요. ㅎ
멀리 울산바위가 구름 속에서 보였다 말았다.....
여행 기분이 아니어서 똑딱이만 들고 갔더니 사진이 좀 거시기합니다.
날이 잔뜩 흐리고 비도 오고......
워터피아 입구
시설을 잘해 놓은 것 같던데 들어가 보도 못했네요
한화리조트 쏘라노...
예약이 끝나버려 할 수 없이 한화리조트 설악으로 예약을 했다고 아들이 안타까워했는데
와 보니 설악과 쏘라노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분위기가 다르네요 ㅋ
쏘라노는 작년에 새단장을 해서 깨끗하고 분위기 만점입니다.
워터피아 쪽에서 바라본 한화리조트 설악
아점(아침 겸 점심)으로 먹었던 물회.....
유명하다고 해서 갔더니 아침 10시경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대기표 받고 기다리더군요.
얼마나 맛있길래?..... 기대만발.....
드디어 차례가 와서 실내로 들어갔더니 넓은 방에 손님으로 가득합니다.
물회 외에도 다른 음식도 먹어 보고 싶어서 의논하고 있으려니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자분이 고맙게도 여기 몇 번 와 봤다면서
물회와 성게 밥이 제일 맛있더라고 추천하더군요.
4명이면 물회 2인분과 성게 밥 2인분 시키면 충분할 거라고 해서 고민 끝내고 그대로 시켰습니다.
새콤달콤한 물회는 싱싱한 해삼과 성게까지 들어가서 향긋하고 시원하고....
성게 밥은 김가루만 조금 덜 들어갔더라면 좋을 뻔했지만 맛이 좋았어요.
잠수부 식당 바로 앞이 바다여서 번호표 받고 바닷가에서 기다렸네요.
날은 잔뜩 흐려서 곧 비가 내릴 듯한 기세...
물회 2인분.....
양이 엄청 많아요.
싱싱한 성게알과 해삼까지...
성게 밥
김가루를 조금 적게 넣었으면 성게 향이 더 살아났을 듯...
이게 바로 잠수부가 쓰는 머구리라고 합니다.
깊은 바다로 들어갈 때 쓰고 들어가는...
식당 입구에 전시를 해 놓았더군요.
식당 마당에 피어 있던 산수국
유성화가 수정을 끝내면 무성화는 돌아 눕습니다.
볼 때마다 신기해요
낙산사로 올라가는 길에서 본 바다
앞의 꽃은 누리장나무 꽃
초입에 가득 피어 있던 수국
처음에는 연한 자주색이던 것이 하늘색으로 되었다가 다시 연한 홍색으로 변한다고 하네요.
수국 꽃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장식 꽃입니다.
그래서인지 불두화와 함께 절에는 수국을 많이 심어 놓습니다.
낙산사는 신라 문무왕 11년(671)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
경내에는 보물인 낙산사 칠 층 석탑 등 7건의 국가지정문화재와 낙산사 홍예문 등
6건의 지방지 정문 화재가 있습니다.
2005년 대규모 산불 이후 새로 짓는 과정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학술적, 역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지난 2008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곳입니다.
낙산사는 설악산의 줄기가 바다로 뻗은 오봉산을 배경으로 하여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지은 절입니다.
신라시대 의상대사는 바닷가 동굴에 관음보살이 머물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몸소 친견하고자 이곳을 찾았다고 합니다.
의상은 바닷가 바위 절벽 위에서 여러 날을 기도한 끝에 천룡팔부의 시종을 만나서
수정염주 한 벌과 여의보주 한 벌을 받았습니다. 다.
이윽고 관음보살이 의상대사 앞에 나타나 “이 자리 위 꼭대기에
대나무 한 쌍이 돋아날 것이니 그곳에 불전을 짓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라고 하였답니다.
의상은 곧 그곳에 절을 지어 낙산사라 부르고 받은 구슬을 성전에 모셨습니다.
훗날 의상대사가 수도한 절벽 위에 정자를 세워 ‘의상대’라 불렀고,
관음보살이 바다에서 붉은 연꽃을 타고 솟아오른 자리 옆에 법당을 지어 ‘홍련암’이라 했습니다.
의상대
홍련암
홍련암에는 많은 신도들이 기도하고 있네요.
절을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바닥에 난 구멍을 들여다보고 있네요ㅎ
절을 하는 듯 마는 듯하며 들여다보니 밑에는 파도가 치고 있더군요.
사진 촬영 금지라 되어 있던데 똑딱이를 손에 쥐고 있던 터라
엎드려 보면서 한 장 급히 도촬 했네요 에고 죄송!~..... ㅋ
이 파도가 홍련암 밑으로 들어갔다 나갔다.....
홍련암에서 바라본 의상대
수녀님들이 낙산사를 찾아오셨네요.
보타전
2005년 화마에 유일하게 무사했던 곳이라 하네요.
정갈한 하얀 고무신에 눈길이 갑니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집니다.
돌아볼 곳은 많은데 사진기 배터리도 달랑거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마음을 비우고 돌아다녔습니다.
낙산사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동해를 내려다 보고 서 있던 해수관음상
해수관음상은 높이만 16m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있고
왼손에는 감로수병을 받쳐 들고 오른손은 수인을 짓고 있습니다.
수녀님이 조용히 올려다 보고 서 있네요.
해수관음상이 서 있는 바로 아래 암자에 들어가면
사진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유리 너머로 해수관음상이 보입니다.
왼쪽 유리로 해수관음상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배터리가 없어서 원통보전을 비롯하여 중요한 곳의 사진을 찍지 못했어요.
눈으로 찍고 머리로 암기하고 가슴으로 느끼려고 노력은 했지만
단기 기억상실증이 심해서 돌아와 며칠 지나니 다 까먹었어요.
카메라와 수첩을 끼고 살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요? ㅎㅎ
낙산사 보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아니나 다를까 길이 얼마나 막히던지...
차라리 밤늦게 출발하는 것도 괜찮은데 그렇다고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아들 때문에 무작정 늦게 출발할 수도 없고....
마음 느긋하게 먹고 출발..... 춘천에서 춘천 막국수로 유명한 집을 찾아가서 먹고 돌아왔네요.
1박 2일 우여곡절 여행이었지만 우리 가족 함께 였다는 것만으로 소중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는 여행자의 집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낯선 이들이 드나드는
여행자의 집
즐거움, 우울함, 비열함, 순간의 깨달음이
기다리지 않은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반갑게 맞이 하라
- 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