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로 걷기
9월 중순에 관동대로 걷기 하며 찍은 사진입니다.
관동대로 천리길 걷기 중 일부 구간을 함께 했네요.
원주시 지정면에서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까지 걸었습니다.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의 대송치 소송치 지나 양동면에 이르고 그 아름다운 구둔재를 지나 지평과
흑천을 지나 용문에 이르고, 양평을 지나면 남한강을 따라가는 길입니다
1박 2일 동안 약 50km를 걸었지 싶어요.
옛날에는 서울로 가기 위해서 괴나리봇짐 짊어지고 짚신 신고 타박타박 걸었을 길이
이제는 온갖 자동차들이 쌩쌩 달려서 약간 의 공포를 느끼며 걸었습니다.
힘들까 봐 똑딱이만 들고 갔고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 이틀 동안 날씨가 많이 흐려 사진이 어둡네요
노랗게 익어 가는 벼들이 진초록 짙은 나무들과 대비되어 아름다웠어요
을미의병 봉기 기념탑에서 출발
을미사변을 일으켜 면성왕후를 시해한 일제와 단발령에 항거한
을미의병 활동의 효시가 될 거사가
이 곳 지정면 안창역에서 일어났다고 합니다.
걷다 하니 길가에 으름 열매가 보이네요.
따먹어 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먼 당신....ㅎㅎ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넘어 갑니다.
큰 나무 밑의 오두막과 벼가 노랗게 익어가는 작은 논이 묘한 여운을 주네요
하나 따서 수세미를 만들고 싶오라
택풍당(澤風堂)은 인조 때의 문장가인 이식(李植)이 살았던 곳
택당의 묘를 찾아서
당시 4대 문장가로 명성을 떨쳤던 분의 무덤인데 관리를 안 하는지 영 허술하네요.
점심을 먹었던 확붕이네
어찌나 밥을 맛있게 해 주던지요.
금방 지은 곱슬한 밥에 반찬들이 하나같이 정성 가득....
허술한 집 모양새에 별로 기대 않고 들어 갔는데 대박이었네요.
옛날에는 주막 어었던 자리에 할머님이 살고 계셨네요.
길가에 코스모스들이 생글거리며 반겨 주었어요.
귀여운 고마리를 모자에 꽂았네요.
알록달록 옷들이 노랗게 익어가는 벼들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 같아요.
폐철길도 따라 걸었습니다.
가루매 마을 농촌체험관
도착하니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 놓았더군요.
마을 부녀회 회원들이 운영한다고 합니다.
닭볶음탕과 밑반찬들이 어찌나 맛있는지 모두들 앉자마자 폭풍흡입...ㅋㅋ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가루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니
아늑한 마을로 전원주택 짓고 살면 딱 좋겠더군요.
다시 출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용문역
이렇게 클 필요가 있을까 의문부호를 달아보았네요.
지자체가 되면서 혈세를 겁도 없이 너무 낭비하는 것 같아요.
아담하고 소박한 시골역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어요.
폐철길을 잘 활용하였어요.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 손을 열심히 흔드네요.
우리도 열심히 흔들어 주었지요
이번 기행에서는 음식점 선정을 정말 잘하였네요.
점심을 먹은 '마당'이란 한식점
제가 좋아하는 곤드레밥 정식을 먹었는데 별 다섯 개... 굿!~~
닥종이 인형 작가 박성희 씨의 작품 전시장이 옆 건물에 있었는데
바로 식당 사장님의 동생이라 하더군요.
전시작품 중에 이 할아버지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네요.
자식을 떠나보낸 할아버지의 슬픔
할아버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왈칵 나더군요.
빨간 옷을 똑 같이 입고 어딜 다녀오시는지
머리에 보따리 얹고 잘도 걸어가십니다.
닭 볏 닮은 맨드라미....
어릴 적 우리 집 담 밑에 조르륵 피어 있던 꽃이지요.
잠시 쉰다고 앉은 곳이 하필 문 닫은 성인용품점 앞
어라?.... 누가 살짝 들여다보더니 깔깔깔...
그러자 모두들 우르르...... ㅋㅋ
나이와 관계없이 호기심은 어쩔 수 없나 봐요.ㅋㅋ
흑천을 따라 걷고 옥천에서 옥천냉면 먹는 걸로 1박 2일 관동대로 걷기가 끝이 났습니다.
걷는 내내 길가 냇가에 가득 피어 있던 고마리....
"비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길 위에 존재한다"
<순례자>- 파울로 코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