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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단지
洗心
2023. 11. 28. 08:47
여기저기 김장 소식에 군침을 흘리다가
친정엄마 생각을 하다.
음력 11월 19일이 친정엄마 생신이어서
양력으로는 동지이거나 크리스마스 전후였다.
엄마표 동지팥죽과 동치미 생각이 간절하지만 결혼하고는 멀리 떨어져 사니
어린아이들 데리고 대구까지 가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어서 주로 전화만 드리고
음력설에 찾아뵈었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강정(쌀, 깨. 콩으로 손수 만드신)한 자루와 밑반찬(주로 콩잎. 깻잎장아찌와
아가미젓갈김치등)을 챙겨 주셨다.
아! 노랗게 잘 삭혀 점이 콕콕 찍힌 콩잎김치는
지금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간혹 재래시장에서 삭힌 콩잎이 보이면
나도 몇 번 만들어 보았지만 그 맛이 안 났다.ㅜ
요즘처럼 밀봉 잘되는 통이 잘 없던 시절이라
간혹 예전에 쓰시던 작은 단지에 눌러 담고
입구를 비닐로 덮고 고무줄로 챙챙 감아 주셨다.
그 단지들 중 예쁜 것 몇 개는 남겨 두었는데
살며 이사를 많이 하다 보니
이제 남은 것은 딱 하나여서 애지중지한다.
가끔 눈을 감고 쓰다듬으면
엄마의 맛과 촉감과 향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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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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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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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배가 부르고 목이 짧은, 작은 항아리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