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돌아보기

남사예담촌 (250324)

洗心 2025. 4. 5. 15:09

오매불망(五梅不忘)

경남의 하회마을로 불리는 남사예담촌에는
집집마다 오래 묵은 매화나무. 한두 그루씩
없는 집이 없다. 그중에서도
하 씨. 정 씨, 최 씨, 이 씨, 박 씨 등 다섯 문중을
대표하는 다섯 그루의 매화나무 오매불망은
기품이 높아 선비의 품성을 닮았다.

오매불망 그 오매불망을 보겠다고
얼마 전 미리 식당까지 예약해 두었는데
산청에 대형산불이 나서 재난특별지역으로
지정되었다는 뉴스다.
여행을 취소할까 하고 식당으로 전화했더니
그 마을은 다행히 괜찮지만 불안하시면
취소해도 된다는 말에 예약했다가 취소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생각하니
그냥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재난지역에 가서 꽃놀이라니...
무거운 마음을 안고 갔다.
가는 길에 저 멀리 산에 연기가 여기저기
솟아오르고 소방헬기가 왔다 갔다....
불안한 마음으로 도착했는데
과연 마을은 예쁘고 매화는 활짝 피어
요염하기까지 했다.
예쁘다고 탄성도 못 지르고 눈으로
마음으로 살며시 담고 왔다.
식당주인의 음식 솜씨가 어찌나 좋던지
깔끔하고 맛있어 그저 행복한 마음이
죄스러웠던 날이었다.

#오매불망
#에브리데이폰샷

수령이 670년 원정매(元正梅)로 불리는 하 씨 매는 고려시대 문신 원정공 하즙(1303~1380)이 심었는데
안타깝게 몇 해 전 동사해서 고사목이 되었다.
다행히 고사하기 전 밑동에서 나온 가지가
살아남아 연분홍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하 씨 고택의 수령이 630여 년 된 감나무
요즘도 가을이면 감이 주렁주렁 열린단다.
뒤쪽은 후손들인지 감나무밭이었다.

수령이 134년 된 사양정사의 배롱나무
키가 아주 크다
꽃피었을 때가 궁금하다

왕의 남자 촬영지였단다.
X자 모양의 300살 회화나무
화기를 막기 위해 심었다는데
덕분에 미군 폭격으로 마을이
불바다가 될 때도 이 씨 고가는 멀쩡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