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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무는 곳

성벽과 담쟁이

洗心 2011. 11. 8. 13:18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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