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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기- 바라이 호수와 툰레삽호수(Tonle sap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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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기- 바라이 호수와 툰레삽호수(Tonle sap )

洗心 2009. 9. 8. 15:54

바라이 호수는 수리야바르만 1세 때 지어진 세계 최대의 인공호수이다.

유일하게 남은 크메르 제국의 인공저수지로

이곳이 정말 인공호수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큰 규모였다.

현재는 주민들의 유원지로 유명하고 현지인들이 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라이 호수로 가는 길

가이드가 호숫가에서 마신다고 차를 세우고 맥주를 사러 간 사이

차창 밖으로 꼬마들이 달려와서 맑은 눈웃음을 웃으며 손을 흔든다.

우리들 어릴 때도 차나 기차가 지나가면 멀리 손 흔들어 주던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광경을 보기 힘들다. 

 

 

 

 

유원지라고 하기에는 초라하였지만 인공호수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엄청났다.

멋진 해넘이를 볼 요량으로 물가로 내려가자니

여기도 물건 파는 꼬마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왔다.

"원달러 원달러!~~"

"아줌마 예뻐 예뻐 " 하다가 사주지 않으니 " 아줌마 뚱뚱해 " 한다.

어떤 아이는 곰 세 마리 노래를 누구에게 배웠는지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갑자기 와글와글 걸음을 못 걸을 정도로 와서 사달라고 한다.

참 난감한 순간이다.

외면하려니 불쌍한 아이들이 안쓰럽고 주머니에는 바꿔 온 1불짜리는 동이 났고...

사 주지 말라던 가이드 말을 위안 삼아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

가이드가 사 온 맥주도 마시지 못하고 해넘이 잠깐 보고 피해 올 수밖에 없었다.

 

 

 

 

 

 

 

 

 

 

 

 

툰레삽 호수

우리나라 경상남도 보다 더 큰 호수, 아시아에서 제일 큰 호수라고 한다.

물 반 고기반이라 할 정도로 물고기가 많아서

캄보디아인들의 경제활동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다.

수상촌은 주로 베트남 난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 이곳으로 피난 와서 정착했다고....

 

이번 여행에서 툰레삽 호수는 옵션이었다.

툰레삽 호수를 가려면 버스로 이동한 후 트럭으로 갈아타고 호수가로 접근

다시 배를 타고 툰레삽 호수를 구경하고 수상가옥도 방문한다고 한다.

모두들 이곳까지 왔으니 캄보디아 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히 볼 수 있는

툰레삽을 보고 가야 한다면서 모두 찬성하였다.

씨엠립에서 툰레삽 호수까지 버스로 툰레삽 호수 근처에 다다르니

다 낡은 , 바퀴가 큰 트럭으로 갈아타라고 한다.

배 타는 곳까지 워낙 길이 울퉁불퉁하고 진흙탕길이라 그렇다는데

트럭에 올라 타니 겁이 살짝 났다.

피난민들처럼 트럭 뒷칸에 쪼그리고 앉으니

일렁일렁 진흙탕길을 아슬아슬 가기 시작했다.

엉덩이는 차가 덜컹될 때마다 고통스러웠지만 밖으로 보이는 넓은 평원과

길가의 초라한 집들 그리고 손  흔들어 주는 꼬마들에게

웃으며 손도 흔들어 주고 하다 보니 배 타는 곳까지 무사히 왔다.

한데 여기서  배를 타야 하는데 낡은 배를 보니 살짝 걱정이 되더니 아니나 다를까....

톤레삽호수의 넓은 수평선을 보면서 감탄사를 날리는 것도 잠시

엔진이 고장이 난 것이다.

엔진이 말을 안 들으니 배가 둥둥 자꾸 툰레삽 호수 가운데로

흔들흔들  밀려 나가는 것 같았다.

몇 번 엔진을 이리저리 걸어 보다가 안되는지 구조요청을 하고

따라온 조그마한 아이(형을 도와 운전도 하던)가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형이 던져 주는 밧줄을 주변에 있는 물에 잠긴 큰 나무에 걸쳐 놓고 돌아온다.

이 사람들은 흙탕물의 툰레삽 호수가 생활근거지다 보니 수영을 아주 잘했다.

구조해 줄 배가 올 때까지 일렁 일렁 배에 그냥 앉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저쪽 하늘 끝에 몰려 있던 검은 구름이 걱정이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 쪽으로 몰려와 갑자기

소나기가 되어 쏟아 붓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의를 챙겨 갔기에 꺼내서 입고 있으려니

배가 더 바람에 흔들흔들...... 겁이 났지만

호들갑을 떨면 다른 사람까지 불안해질까 봐 가만히 있자니

머릿속으로는 온갖 불길한 생각이 교차하였다.

가이드는 안절부절 비를 흠뻑 맞으며 배머리에 앉아

구조해 줄 배가 빨리 오기를 재촉하고 있었다.

암튼 툰레삽 호수의 물고기 밥이 될 팔자는 아니었는지 

구조하러 온 배에 끌려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러는 바람에 수상가옥 방문은 그냥 지나오며 눈으로만 구경하는 걸로 끝났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당시에는 무서웠다.

커튼을 들어 밖을 보니 장대비가 쏟아지는데도 

나뭇잎 같은 배를 타고 지나가는 배를 보고 잠깐 안심도 되었지만..... 

 

 

 보닛(뚜껑)도 없는 트럭이었다.

 

이런 진흙탕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잘 달렸다.

어릴 때부터 많이 타서 그런지 오토바이 타는 기술이 대단한 것 같았다.

여기는 소들도 닭도 개도 모두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젊은이들은 트럭이 덜컹거릴 때마다 우악!~~ 까르르!~~

유원지의 롤러코스트를 탄 것처럼 재미있어했다.

 

워낙 말라 먹을 살도 없어 곰국밖에 못 끓이겠다고 가이드에게 말했더니

곰국 해도 맛이 없다고.....

살아 있는 소를 보며 너무 잔인한 말을....ㅎㅎ

 

한데 말랐지만 소가 참 아름답게 보였다.

꼭 이중섭 화백의 그림에 등장하는 소처럼....

 

 

형이 배를 몰고 가다가 동생(내 눈에는 아주 꼬마)이 몰기 시작했다.

좀 불안한 생각이 들더니 잠시 후에 엔진이 고장 났다.

 

 

경치는 참 좋았다. 물에 반쯤 잠긴 나무들을 보니 주산지 왕버들이 생각이 났다.

겁났던 기억만 아니라면 다시 한번 더 찾아 가 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똑딱이까지 배터리가 떨어져서 많은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아쉽다.

 

우리의 기준으로 불쌍하다 얼마나 불편할까 생각하는 것이지 

손 흔들어 주는 아이들 표정에는 구김살이 없어 보였다.

물속을 퐁당퐁당 뛰어들었다 나왔다 하면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잠시 후!~~~~

더 이상 찍지도 못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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