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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ing Slowly / 영화 원스(Once)

洗心 2008. 3. 19. 15:42

아들녀석이 대학에 들어 가더니 하루는 기타를 한대 사 들고 들어 왔다.

처음에는 취미로 좀 배워 보려고 샀나보다 했는데 점점 갈수록 빠져드는 듯 하더니

아예 학교 밴드동아리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도 대학시절 통기타 못치면 간첩이란 말이 있을정도로 유행처럼 너도 나도 통기타를 두들겼었다.

하지만 아들 하는 짓을 보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 드디어 아들과 담판에 들어갈 정도가 되었다.

취미로 음악을 할래 아니면 그렇게 좋으니 전공을 음악으로 바꾸던지 하라고 다그쳤다.

그랬더니 진짜 심각하게 몇 날을 고민하더니

평생 음악을 하며 살고 싶은데 자신을 돌아보니 크게 재능은 있는것 같지 않고 좀 늦은감이 있다나?ㅎ

그래서 ' 그럼 평생 취미로 음악을 하려면 생계를 꾸릴 대책은 마련해야지

지금처럼 공부에 소홀히하면 나중에 먹고 살기도 바빠 진짜 음악을 못할수도 있다' 며 설득을 했었다 .

 

그런 아들이 권한 영화 원스(Once)

가을에 봤으면 더 좋았을 영화였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당시 개봉관도 몇 안되었고

그나마 빨리 끝나는 바람에 놓쳤기에 DVD로 보았다.

사실 줄거리는 너무 간단했다 .

저예산 영화라 배경도 단순하고 출연자들도 몇명되지 않았지만

전편에 걸쳐서 스토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은 꽤 감동적이었다 .

 

https://youtu.be/k8mtXwtapX4

마음도 바쁘고 몸도 바쁘지만

이럴때 일수록 Slowly ....

영화음악 " Falling Slowly " "If You Want Me " 둘 다 아름다운 곡

" If You Want Me" 를 들으며 차 한잔.

.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나는 너를 노래한다

음악으로 기억될 사랑의 순간

 

아일랜드 음악영화 [원스]는 2007년 선댄스 영화제와 더블린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된 작품이다.

음악영화를 좋아하지만 미처 제천을 방문하지 못했던 관객들에겐, 그야말로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원스]는 두 명의 프로페셔널 뮤지션이 주인공을 맡아,

완성도 높은 음악영화에 대한 기대를 모으게 한다.

‘그 남자’ 역의 글렌 한사드는 인디밴드 ‘더 프레임즈’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한편 ‘그 여자’ 마르게타 이글로바는 체코 출신의 싱어 송 라이터로,

어린 나이부터 천재적인 재능으로 주목받아 왔다.

마르게타는 글렌 한사드의 솔로 앨범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원스]에도 나란히 출연했다.

한편 존 카니 감독 역시 뮤지션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남자’(글렌 한사드)는 가난한 뮤지션이다.

낮에는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밤에는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그 여자’(마르게타 이글로바)가 그에게 고장난 청소기를 맡기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된다.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남자, 그리고 남편과 별거 중인 여자는 각자 사랑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들은 서로의 상처를 애절한 곡으로 담아내거나,

때론 슬픈 노래 가사를 써내려가며 교감을 나누기도 한다.

그 남자는 자신의 음악을 인정해주는 그녀의 열렬한 지원 덕분에,

마침내 평생의 숙원이던 음반을 낼 수 있게 된다.

그러는 동안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된 ‘그 남자’는, 그녀에게 함께 영국으로 떠날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가 톡 쏘는 청량감을 지닌 콜라 같다면,

[원스]는 따뜻한 녹차 한 잔을 마신듯 한 뒷맛을 남긴다.

[원스]는 여느 뮤지컬 영화의 익숙한 정서와는 달리, 색다른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뮤지컬 영화로 대표되는 [시카고], [드림걸즈] 등의 작품은

대개 화려한 무대와 조명, 의상, 안무 등으로 눈길을 사로잡곤 했다.

단지 [원스]는 날 것 그대로의 음악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적시는 소박함이 무기다.

두 가난한 뮤지션에게 가진 것이라곤 낡은 코트에 보잘 것 없는 기타, 빌려 쓸 수 있는 피아노가 전부.

또한 이들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 역시 휘황찬란한 무대가 아니라

길거리, 또는 비좁은 방 한구석이다.

영화는 세션의 비중은 최대한 줄이면서, 어쿠스틱 기타 반주만으로

두 주인공의 풍부한 성량을 고스란히 살린다.

 

[원스]는 음악을 하는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는 뼈대만을 볼 때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처럼 음악이 곁들여진

로맨틱 코미디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후자는 정형화된 로맨스 드라마의 느낌이 강하며,

음악은 단지 양념 격으로 끼어든 장치에 불과하다.

 이처럼 숱한 음악영화가 드라마를 위해 ‘음악’을 전시했다면,

[원스]는 ‘음악’을 위해 영화라는 매체를 빌린 것처럼 보인다.

예컨대 극중 그녀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르는 ‘If You Want Me’는,

그녀가 걷는 화면에 고정된 4~5분의 시간 동안 애절한 음색으로 흐른다.

 카메라는 이어폰을 끼고 흥얼거리는 마르게타 이글로바를 단 한번의 쇼트도 없이 비추며,

이는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영상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원스]는 많은 대사보다는 감성적인 노래가 중심이 되며,

영화 속에서 노래에 끼어드는 방해 요소는 찾아볼 수 없다.

그야말로 [원스]는 음악에 의한 영화가 아니라, 음악을 위한 영화인 셈이다.

 

그 밖에도 아일랜드의 정취가 묻어나는 거리, 사람들의 옷차림과 아일랜드의 방언,

정감어린 아일랜드 포크송 등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처럼 수수하고 고즈넉한 풍광에, 전문 배우가 아닌 두 주인공은 더욱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원스]는 세련되고 매끈한 드라마라는 느낌 보다는, 한 편의 습작과도 같은 소박함이 매력적인 영화다.

이혜미 기자(skyathena@cine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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