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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 정호승

洗心 2008. 2. 14. 14:25

나팔꽃

 

                                - 정호승 -

 

한쪽 시력을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 이침에 신문을 보다 하니 정호승 시인의 '나팔꽃' 이란 시가 올라와 있더군요.

'여든여덟의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자 부모가 사는 집 한편으로 작업실을 옮기고

그렇게 병든 당신을 지켜보며 목욕탕에 모시고 가고 화장실에 다녀 오는 당신을 바라보며

아버지는 시가 되었다 ' 고 ......

 

신경림 시인이 정호승 시인을 '눈물의 시인'이라 했던가요.

정말 정호승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가슴 한 구석에서 맑은 눈물이 고여옴을 느낄 수 있어요.

 

저의 친정아버지도 올해 여든여덟이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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