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로 바라본 풀꽃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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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무는 곳

비오는 날 회목나무를 만나다.

洗心 2010. 6. 14. 12:14

아침 7시에 홍주네님과 만나기로 한 도봉관리사무소 앞으로 가려고 길을 나셨습니다.

도봉산역을 지나면서 앞에 빨간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여인이 눈에 들어 왔어요.

혹시 홍주네님?

휴대폰을 꺼내 눌러 보려는데 뒤로 획 돌아 봅니다.

둘이 눈이 마주치자 히!~~~ 웃음부터 흘리며 손을 잡았습니다.

서로 담박에 알아 본것이지요. ㅋ!~

 안부를 물으며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다정하게 산길을 올랐습니다.

 

일기예보에는 아침에 비가 그친다고 했는데 계속 추적추적 내렸고 운무는 산길을 메우고 있었어요.

비오는 날 산행을 해 보신 분이면 아실거예요. 이 기분 이 느낌.....

 

 

 

 

초록잎은 더 맑고 나무줄기는 비를 맞아 검은빛으로 운무 속에 실루엣을 멋지게 드리웁니다.

 

 

오봉에 다다르니 비는 그쳤지만 오봉은 운무 속에 휩싸여 보였다 말았다 합니다.

우리는 자리를 깔고 가지고 온 커피도 마시고 떡도 먹고 하면서 기다렸지요.

저 멀리 조금씩 파란하늘이 보였다 말았다 했기에 곧 얼굴을 보여 줄것 같았거든요.

드디어 운무속에서 오봉중 네개의 봉우리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기회는 이때다 하고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촬영 중에도 보였다 말았다 합니다.

 

자매처럼 다정하게....ㅎㅎ 

 

잠시 구름이 걷히자.....

정말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멋지지요? ㅎㅎ

 

 

오봉에서 송추계곡으로 내려 오는길

계곡에서 들리는 물소리 새소리

멋진 하모니였습니다.

 

 함박꽃나무는 함초롬히 비에 젖은채 우릴 맞아 주었구요.

 

 예쁜 자태는 우리들을 자꾸 뒤돌아 보게 했습니다.

 

비가 온 뒤라 계곡의 물은 시원스레 내려 갑니다.

 물 속에 발을 담궈 보니 얼마나 차가운지

머리꼭지까지 쭈삣..... 정신이 버쩍 들더군요.ㅎㅎ

30초도 담그고 있기 어려워 넣었다 뺏다를 반복했습니다.

 

산딸나무는 곧 날아 오를듯한 나비 같아요.

 

드디어 송추계곡에 도착하였습니다.

송추계곡앞에 선 홍주네님....

 

 

드디어.......

이번 산행의 중요한 포인트 회목나무를 만났습니다.

 

딱 알맞게 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너무 반가워 처음 만난 인사도 없이 마구 찍었습니다.

생각보다 찍기는 쉽지 않았어요.

삼각대도 없이 마크로렌즈로 촬영하자니 흔들리고....

그리고 길 옆 바위에 걸쳐 피어 있어 구도 잡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늘어진 가지에 핀 회목나무 꽃을 정신없이 카메라에 담고 송추계곡 앞 바위 위에 앉아

남은 음식과 과일을 먹고 노닥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홍주네님 디카가 스르르......

바위 밑으로 미끄러져 내려 가더니 계곡 물 속으로 다이빙...ㅠㅠㅠ

계곡으로 내려가 떠 내려 오는 디카를 잡아 보려고 신을 벗고 준비하는데

마침 옆에 있던 등산객 한분이 신을 벗고 바지를 걷더니 물속으로 풍덩 들어가 건져 주셨습니다.

디카가 케이스속에 들어 있었기에 충격은 덜 받았을것 같은데 물은 좀 들어 간것 같더군요.

잘 말려서 AS점에 맡기셨는지 모르겠네요.

마침 딸이 좋은 디카 사 준다고 했다니 이 기회에 멋진 카메라로 기변 하세요. ㅋ!~

딸 이야기 나왔으니 말인데 홍주네님은 딸 둘을 둔것만도 부러운데

맏이는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지금 사법연수원에서 법조인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고요.

막내딸은 그 어려운 교대를 나와서 지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랍니다.

얼마나 부럽던동.....ㅎㅎ

멋진 카메라 사 준다는 딸이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ㅋ!~

 

지금도 주말마다 백두대간을 하느라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 주신  홍주네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우중 산행도 꿈을 꾼듯 황홀하였고요

무엇보다 신기하게 생긴 회목나무 꽃을 보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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