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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망국 100주년 추념회화전 - 간송미술관을 가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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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망국 100주년 추념회화전 - 간송미술관을 가다.

洗心 2010. 5. 24. 15:47

봄, 가을 두 차례 정기전시회중 봄 전시회가 5월 16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간송미술관으로 갔다.

일본에게  국권 탈취로 조선조가 멸망한 1910년부터 100주년이 된 해룰 맞이하여 열린

'조선왕조 망국 100주년 추념 회화전이다.

'재미없고 구구절절인'  구한말 작품들을 부러 골라서 조명했다고 한다.

나라가 망하고 서구의 근대문물이 밀려 오면서 전통 그림으로 밥벌이가 되지 않고

이미지와 감각을 억지춘향식으로 익혀야 했던 당시 화단의 상황,

그 시대를 산 화인들의 의식 속을 작품으로 대리 체험할 수 있다.

중국화풍에 젖은 작품들이 많지만 간간이 전통 문인정신이나 근대적 개성을 고집하는 수작들도 섞여 있다.

구한말 오원 장승업의 뒤를 잇는 그림대가였던 심전 안중식(1861~1919)의 청록산수화 걸작

'성재수간'은 우리 옛 그림에서 가장 쓸쓸한 풍경 가운데 하나......

심전의 봄,여름,겨울 산수화와 가을 산수풍경인 '성재수간'

봄, 여름, 겨울 산수풍경은 모두 경술년 국치 때인 1910년 그렸다고 한다.

청신한 신록을 드러낸 '계산영우'와 화사한 봄꽃의 기운을 잔뜩 부려 놓은

'무궁춘색' 등에서 나라가 망했다는 비분을 느낄 수 없는데

 다음해 그린 대작 '성재수간'에서 분위기는 확 바뀐 걸 느낄 수 있다.

그 맞은편 1918년 작 '한산충무' 또한 창을 거꾸로 들고 있는 충무공의 모습을 무속도풍으로 그렸다.

굳세고 단정한 필력으로 난과 댓잎을 그어낸 선비 민영익의 난주가

혈기 방장한 독립투사 김진우의 사방으로 뻗치는 듯한 난죽 그림을 대비해 봐도 좋겠다.

2층은 당시 작가들의 처세관을 드러내는 감각적인 소품들이 많다.

분칠 한 여인처럼 난꽃을 물들이 친일파 귀족 조동윤의 채색란과 근대 양화와 전통화 사이에서

어정쩡한 구도를 풀지 못하는 고희동의 인물풍경화 등이 시대상을 짐작케 한다.

김규진의 학그림과 안중식의 모란, 조석진의 물고기 그림이 맛깔스럽게 배어든 부채 그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간송미술관을 가면 마음이 편안해 지고 쉽게 접할 수 없는 작품들을 볼 수 있어 행복감에 빠지게 된다.

간송 전형필님께  언제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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