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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보고 왔습니다.

洗心 2011. 2. 7. 11:34

설 연휴 즐겁게 잘 보내셨나요.

이번 설은 토요일, 일요일이 끼여 다른 해보다 긴 연휴였던 것 같습니다.

책도 읽고 영화 '시' ' 내 사랑 톤즈' 같은 의미 있는 방송 프로도 보며 느긋하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어제저녁 모처럼 온 가족이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지킬과 하이드'를 보고 왔답니다.

조승우 씨가 출연하는 걸로 보고 싶었는데 예매 시작하자마자 전회 2시간여 만에 매진되었다는 풍문이...ㅠㅠ

와우~ 조승우 씨 그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네요. 인기가 좋다니까 더 보고 싶은 것 있죠 ㅎㅎ

 

 

설 연휴라 네 식구 오랜만에 모여 뭔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큰아들은 여자 친구와 스키 타러 간다 하고

큰아들이 시간 되는 날은 둘째 아들이 아르바이트하는 날이고...

이렇게 저렇게 서로 시간 맞추다 보니 설 연휴 마지막 날 저녁에야 시간이 맞더군요.

그래서 지킬 조승우, 하이드 류정한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류정한 씨도 아주 잘한다는 입소문도 있고 해서

류정한 씨가 지킬박사로 나오는 시간으로 보기로 하였는데

류정한 씨가 출연하는 공연도 좋은 자리는 벌써 매진되었고 2층 A석과 S석만 조금 남아 있어

잠시 좌석 때문에 또 고민.... 결론은 큰아들이 내렸습니다.

샤롯데 씨어트는 뮤지컬 전용극장이라 2층도 무대와 그리 멀지 않고 음향도 괜찮고

배우들의 감정연기를 할 때 얼굴이 잘 안 보이는 것 외에는 참고 볼만하다고 가자고 합니다.

3월까지 공연이 계속되고 예매할 때 할인이 많이 되지만 그땐 류정한 씨 공연은 없고

또 무엇보다 큰아들 3주 연수를 다녀와야 하니 시간 내기 어렵다고 하여

암튼 이런저런 고민 끝에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어제저녁 6시 30분 공연을 보았습니다.

 

 

 

아!~~ 얼마 만에 온 가족이 함께 보는 뮤지컬인가...

시간이 다가 오자 가슴까지 설레더군요.

저녁 식사시간이 어중간해서 각자 볼일 보다가 잠실역에서 5시쯤 만나 샌드위치라도 먹고 들어 가기로 하였지요.

마침 큰아들 여자 친구도 같이 와서 5명이 화기애애 공연 이야기도 하며 놀다가 공연장으로 갔습니다.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공연장으로 들어가 보니 2층이었지만 무대와 그리 멀게 느껴지진 않아

다행이다 했는데 웅장한 음악 소리와 함께 막이 오르고 출연진들이 무대 위로 오르자 다리가 짜리 몽땅... ㅋ!~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렇게 보였던 거죠 역시 좋은 자리는 괜히 비싸겠습니까 ㅎㅎ

그래도 공연 내용은 정말 좋았습니다.

지킬박사 역의 류정한 씨... 중간 약간 갈라진 목소리가 살짝 들리긴 했지만

음색도 좋고 힘 있는 목소리와 연기가 정말 멋지더군요.

조지킬, 류 하이드란 말처럼 하이드 역을 할 때 역시 더 어울렸어요.

지킬박사의 약혼녀 엠마 역의 김소현 씨는 예쁜 외모와 고운 목소리로 상류사회의 여인에 딱 맞았고

카랑카랑하면서도 감정이 풍부한 목소리의 소냐는 술집 여인으로 나와 비운의 역할을 멋지게 노래하더군요.

소냐는 김천 대덕중을 나왔다고 하네요. 아시다시피 혼혈아로 태어나 할머니와 대덕에서 어렵게 살았는데

노래를 잘해서 대중가수가 되었고 열심히 활약을 하더니 최근에는 뮤지컬 가수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지요.

창법이 뮤지컬 가수들과 좀 다르기에 약간 이질감을 느꼈지만 감정이 풍부하여 열창한 후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무대는 1885년 런던. 헨리 지킬은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입니다.

그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 때문에 인간의 정신을 분리하여 정신병자를 치료하려는 연구를 시작합니다.

정말 누구도 생각하기 힘든 대단한 상상력의 소유자입니다.

혼합물질처럼 섞여 있는 정신을 착하고 악한 마음으로 마음대로 분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

연구를 거듭한 끝에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려고 하자 이사회를 비롯하여 모두 반대하며 

이해를 못 할 뿐 아니라 이상한 사람 취급하게 됩니다.

결국 임상실험 대상자를 찾지 못하자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삼게 되고 지킬박사는 정신이 선과 악으로 분리되면서

악으로 가득한 제2의 인물 하이드가 점점 내면을 차지하게 되지요.

실험을 반대하였던 위선적인 주교와 장교를 비롯한 귀족들에게 품었던 불만스러운 감정들이

하이드가 되어 폭발하면서 살인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가엾은 여인 루시를 폭행한 사람이 괴물 하이드. 곧 변신한 자신이었음을 알게 되는 지킬박사는

죽음을 택하게 되지요.

이 마지막 장면.....  엠마와 결혼식을 올리는 성당에서 엠마의 품에 안겨 죽음을 맞게 되는데 이 장면이 많이 아쉽더군요.

그 앞 장면까지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절정으로 몰고 가더니 순간 갑자기 분위기가 다운되는 장면이 나오며

엔딩이 되니까 조금 멍한 느낌이랄까.....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기립박수가 생각보다 덜 나온 것 같았어요.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

선한 감정과 악한 감정이 항상 마음속에서 갈등하는데

악이 이기면 악한이 되고 선이 이기면 선한 사람이 되는 것 아닐까....

정신을 마음대로 조작하려 했던 지킬박사는 신의 저주를 받은 것일까요.

지금도 정신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있는 제2의 지킬박사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암튼 우리나라 공연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것 실감하였고요.

빠른 무대 전개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보는 내내 가슴이 쿵쾅, 소름이 쫙쫙~~~

감동적인 공연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온 가족 모여 공연도 보고 돌아오면서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 좋았지요.

 

 

 

 

 

이제 입춘도 지났고... 불어오는 바람 속에 봄 냄새가 살짝 묻어 있는 듯 느껴지네요.

길고도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긴 터널을 지나듯 따뜻한 봄이 오겠지요.

그리고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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