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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응식-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전

洗心 2011. 12. 29. 13:30

 

 

 

덕수궁미술관에서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선구자로 꼽히는 고(故) 임응식(1912-2001)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임응식-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전을 보고 왔다.

예술사진에서 사진예술로, 문화재와 예술가의 기록, 그리고 명동, 명동 사람들 이란 주제로 

3 PART로 나뉘어 전시를 하고 있었다.

 

임응식은 생전에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선구자' '사진계의 살아 있는 역사'

'한국 사진의 대부' '한국 현대사진의 선구자'등 다양한 헌사를 받아온 사진작가다.

실제로 그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진가로서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진단체를 결성하여

사단(寫壇) 형성에 힘써 온 행정가이자 교육자, 평론가로 활동해오면서

우리나라 사진제도의 기틀을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임응식은 한국사진의 역사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황동 해온 사진가였으며,

그의 활동 자체가 한국사진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예술사진에서 사진예술로

1930년대~1960년대

제1부는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임응식의 초기 작품을 다루고 있다.

일제강점기에서 수용, 정착되고 제도화되었던 예술사진으로부터

한국전쟁기의 기록사진 그리고 전후 전개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계열의 사진에 이르기까지 임응식의 사진활동은

한국사진사의 전개과정을 고스라히 반영하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당시 유행하던

회화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사진 작업을 선보였다.

그러다 친분이 있던 부산 미국문화원 원장 유진 크네즈의 제안으로

종군사진가로 발탁돼 미국 라이프지 사진기자와 함께

인천 상륙작전에 투입됐고 이후 그의 작품세계에 변화가 찾아 왔다.

줄곧 부산에 살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실감 못하다가

종군기자로 전장을 누비면서 사진의 사실적 기록성에 눈을 떴다고 한다.

이후 한국 사단에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사회 현실과 인간의 생활을

꾸밈없이 표현하는 리얼리즘 계열의 '생활주의 사진'을 정착시켰다.

 

" 6.25 전쟁은 나의 사진 이념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이른바 '살롱 사진'이라 일컫는 예술사진의 경향에 과감히 반기를 들었던 것이다.

기존의 사진 경향은 오로지 아름다움만을 추구했을 뿐

현실감각은 전혀 없었다. 인간의 문제, 사회의 문제, 미래의 문제 등

사람이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모든 문제점에 대해서는 완전히 외면해 버리는 경향을

나는 계속 추종할 수 없었다"

<내가 걸어온 한국사단-임응식 회고록 中>

 

 초기의 작품은 대부분 포토그램으로 찍었다고 되어 있었다.

포토그램이 뭔지 몰라 설명을 읽어 보니

포토그램이란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감광지 위에 투명, 반투명한 물체를 놓고

노광을 주어 추상적인 영상을 구성하는 사진의 특수기법이라고 한다.

광원에는 확대기, 초, 성냥, 회중전등 등을 사용한다.

1921년경부터 만 레이나 나즐로 모호아- 니지 등에 의해서 시도되었다고 하는데

만 레이 작품은 다른 전시회에서 본 것 같다.

 

 

 

 

 

 

 

 

 

문화재와 예술가의 기록

1960년대~ 1980년대 초

제2부는 임응식이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 사이에 작업한 고건축 사진과

예술가들의 초상사진으로 구성된다.

1960~70년대에는 한국의 전통과 미를 재발견함으로써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세우려는 작업들이

역사, 문학, 미술, 사진 등 여러 분야에서 일어났다.

임응식은 문화재 사진을 통해 사진이라는 매체가 지닌

기록성과 예술성을 성취하고자 했다.

 

아래 사진은 안익태 초상(1955) 

 

 

 명동, 명동 사람들

1950년대~ 1990년대

임응식은 한국전쟁에 종군하여 폐허로 변한 명동을 기록하기 시작한

1950년부터 타계한 2001년 직전까지 50년 넘게 명동을 촬영했다.

명동을 '한국 사회변화의 축소판'으로 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문화사적인 관점에서 하루하루 변하는 명동의 모습을 기록하려고 노력했다.

 

"명동을 주제로 찍기 시작한 것은 50년 9.28 수복 때

인천 상륙작전에 사진 반원으로 종군하여

폐허가 되어버린 명동의 모습을 비통한 감정으로 찍었던 그때부터이다.

환도 후 줄곧 30년을 두고 이틀이 멀다 하고

시시각각 변모하는 그 모습을 사진에 기록해 왔다...

나의 생활 속에서 명동을 떼어 놓을 수 없다.

찍고, 찍고, 또 찍어도 한없이 찍고 싶다.

명동의 망령이라도 붙어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다."

<임응식, 나의 명동 中>

 

 

 

 

모델이 누구인지 각선미가 멋지다. 

앞에 한복을 입고 활보하는 아줌마와

짧은 핫팬츠의 아가씨가 대비되어 재미있다.

 

 

 명동 어느 의상실 앞의 아가씨들.......

청자켓, 핫팬츠, 나팔바지....

내가 대학생일 때 패션 그대로이다. ㅎㅎ

 

 

포토 존에서....ㅎ

 

 

예술사진과 기록사진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특히 종군기자로 찍은 전쟁의 생생한 모습과 전후 폐허가 되어 버린 명동에서

변해가는 명동거리와 명동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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