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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소리 작은 음악회를 다녀 와서....

洗心 2013. 2. 25. 12:39

이런저런 사정으로 요즘 방콕만 하였더니 지긋지긋 생몸살을 앓고 있었는데

마침 단비처럼 공연 초대장을 선물로 받았네요.

 

김광석 씨를 좋아하고 그의 노래를 아끼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동호회 '둥근 소리'의 작은 음악회

1966년 시작하여 올해 18회째 공연이라 하더군요.

 

 

 

무대만 서면 너무 떨어서 별명이 은사시나무라는 회원도 있고

중학생, 초등생 아들 둘과 함께 온 가족이 기타 치며 노래하기도 하고

멋진 성량으로 '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르다 고음에서 음이탈 하자 모두 격려의 박수를.....

 

상황과 맞지 않는 조명과 소극장이다 보니 출연자들이 들어오고 나갈때마다 어수선....

프로들의 공연에 비하면 세련되지 못한 공연이었지만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무대였어요.

 

기타 연주할때 손가락이 줄에 쓸리는 소리가 듣기 좋아 공연장을 찾게 된다는 누군가처럼

흐르는 땀방울, 떨리는 숨소리, 순수한 열정이 가득한 곳

그래서 저도 공연장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공연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좋지 못해요.

 

 

 

 

공연 내용 중에 김민기 씨가 만든 노래 '봉우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들으니 소름이 쫙~~~

출연자의 목소리가 어찌나 좋던지....

김민기 씨가 부른 봉우리를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찾아서 들어 보았지요.

 

낭독과 노래가 섞여 있는데 가사가 좀 길지만 옮겨 볼게요.

아래 동영상도 같이 보세요.

오랜만에 들으니 감동이야요. (나만 그런가...)ㅎㅎ

 

봉우리......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 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 생각지는 않았어 나한텐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 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 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냐

저 위에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 텐데 뭐

 

하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걸터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 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 아픔 같은 것이 저며 울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고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 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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