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로 바라본 풀꽃세상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 2011) 본문

공연, 영화,음악, 전시회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 2011)

洗心 2012. 11. 20. 12:05

2주 전.....

큰아들이 강추하길래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시스토 로드리게즈’ 란 가수의 불가사의한 이야기입니다.

슈가맨 '로드리게즈'는 본고장 미국에서는 음반이 달랑 6장만 팔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비운의 가수였지만

70년대 초, 우연히 남아공으로 흘러 들어온 ‘슈가맨’의 앨범은 수십 년간 가장 큰 사랑을 받으며

최고의 히트를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슈가맨’ 앨범을 낸 가수를 봤다는 사람도 없고 살아 있는지 조차 불분명한 전설의 가수였지요.
전설의 ‘슈가맨’을 둘러싸고 갖가지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두 명의 열성 팬이 진실을 밝히고자 그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여서 여러 사람의 인터뷰, 미국 디트로이트와 남아공의 풍경과 남아 있던

사진이나 영상물을 적절히 섞어 보여 주며 로드리게즈의 음악이 영화 내내 흐릅니다.

저는 '슈가맨'을 듣는 순간 '로드리게즈의 음성이 밥 딜런과 닐 다이아몬드의 음색을 반반 닮았단 느낌이 들더군요.

 

남아공에서는 밀리언셀러 히트가수였지만 어째서 미국에서는 달랑 6장만 팔리고

영영 사라져 버린 가수가 되었을까요.

하기사 한해에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앨범 중에서 히트곡은 정말 몇 곡 안되고

사람들에게 제대로 들려지지도 못한 채 사라지는 곡도 많겠지요.

하지만 남아공에서는 이 가수의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 좋아하는 가수인데 봤다는 사람도 없고 살아 있는지조차 모를,

심지어 권총 자살을 했다는 둥 소문만 무성한 전설의 가수였다니.....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찾고 보니....

놀랍게도 디트로이트에서 건설노동자로 열심히 살고 있었네요. 

남아공에서는 로드리게즈의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수십 년간 유명한 가수였는데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즐기면서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었다니....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오랜 세월 그를 사랑해준 남아공에서 감동적인 공연을 가진 후에도

그는 다시 디트로이트의 오래된 집으로 돌아가 수십 년간 해오던,

힘들고 남들이 꺼려하는 일들을 계속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 감동이었습니다.

그가 썼던 독특하고 아름다운 가사와 그의 살아가는 방식이 겹쳐지는 순간이었지요.

그는 음유시인 같기도 하고..... 아무튼 깨달음을 얻은 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네요.

 

 

 

 

포스터 사진으로 쓰였던 이 사진 정말 멋있지요?

슈가맨의 발 바로 옆 작은 구두가 앙증맞습니다.

 

 

대강의 줄거리입니다.

1960년대 말, 두 명의 유명 프로듀서는 디트로이트의 한 술집에서 소울이 가득한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로 마음을 흔드는 한 음악가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이 사람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가수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 그의 음반을 제작한다.

이들은 마빈 게이, 스티비 원더 등 팝 역사상 최정상의 가수들을 발굴하고 기획해낸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 데니스 코피와 마이크 시어도어였고,

그들을 사로잡은 가수가 바로 영화의 주인공이자 ‘슈가맨’으로 알려진 ‘시스토 로드리게즈’다.

그 당시 서섹스 레코드의 소유주이자 마이클 잭슨, 마일스 데이비스, 자넷 잭슨 등

최고의 뮤지션들과 함께 일했던 클라렌스 아반트가 그의 음반을 발매했다.

그러나 1970년, 야심 차게 준비한 ‘슈가맨’의 첫 번째 음반 [Cold Fact]가 세상에 발표됐을 때

엄청난 인기를 예상했던 그들의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 평단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고작 6장!

그리고 그 이듬해인 1971년 발표된 두 번째 음반 [Coming from Reality]는

1집보다도 부진한 판매고를 보여 제작자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고,

‘슈가맨’은 무대에서 끔찍한 사고로 죽었다는 소문만 남긴 채 사라지고 만다.

이후, 그의 앨범은 우연한 기회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어떻게 흘러 들어갔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의 노래가

그 당시 보수적이고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아공의 젊은이들을

자유로운 록의 세계로 이끌었고, 모든 혁명의 아이콘이 됐다는 점이다.

남아공 정부는 ‘슈가맨’의 노래가 더 이상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금지곡으로 지정하고

라디오에서도 틀지 못하게 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열광적인 팬들이 늘어났다.

그의 앨범은 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플래티넘이 됐고,

남아공의 수많은 뮤지션들은 그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고 그를 추종했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가수가 지구 반대편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완전히 새롭게 살아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슈가맨’의 개인적인 삶은 여전히 미스터리였다.

특히 그의 수수께끼 같은 죽음은 더욱 그러했다. 이에 남아공에 살고 있는 두 명의 열성 팬이

그들의 영웅에게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건지 답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

수년에 걸쳐 진행된 그들의 조사는 ‘슈가맨’에 대해 존재하는 그 어떤 소문보다 놀라운 사실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전설의 록 스타, ‘슈가맨’이 살아있었던 것이다.

자신들의 영웅을 찾아 나선 두 열성 팬과 자신이 남아공 최고의 슈퍼스타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건설 노동자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던 ‘슈가맨’의 극적인 만남.

이 믿기 힘든 동화 같은 실화는 희망과 열정, 그리고 음악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드디어, 수십 년간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 앞에 서서 ‘슈가맨’이 공연을 하게 되는

영화 후반의 라스트 15분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대표곡 '슈가맨'도 좋았지만 ‘I Wonder’'Cause'를 듣다 보면

이렇게 좋은 곡이 예전에 왜 히트를 못한 걸까?..... 란 생각이 진짜 들더군요.

 

I Wonder (1970)

난 궁금해
넌 얼마나 많이 속아봤는지
난 궁금해
넌 얼마나 많은 계획을 망쳤는지
난 궁금해
넌 얼마나 많이 섹스를 해봤는지
난 궁금해
다음은 누구 차례인지
난 궁금해
정말 궁금해

 

 

Cause (1971)

크리스마스 2주 전
일자리를 잃고
시궁창의 예수에게 말했더니
교황은 그의 알 바 아니라고 하네

비가 샴페인을 머금고
에스토니아의 대천사가
날 취하게 했지

내 생애 가장
달콤한 입맞춤은
내가 맛본 적 없는 것이니

 

 

 

Comments